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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20

[신간 소개] 가을에 보내는 다정한 위로 <물랭루주에서 왔습니다>


한쪽 다리로 어떻게 춤을 춰요?

이게 내가 꿈꾸는 방법이야



『카페 네버랜드』 최난영 작가

두 번째 장편소설

『물랭루주에서 왔습니다』 출간!



최난영 장편소설 『물랭루주에서 왔습니다』



| 책소개


『카페 네버랜드』 최난영 신작 『물랭루주에서 왔습니다』가 출간됐다. 소설은 세상으로부터 외면받던 주인공이 물랭루주에서 마음을 나눌 존재들을 만나 서서히 온기를 되찾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특히,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자체가 버겁기만 했던 주인공이 꿈을 꾸고 꿈을 좇는 것이 얼마나 거룩하고 아름다운 것인지 깨닫는 과정이 작가 특유의 다정한 정서를 만나 눈물 겹도록 애틋하게 묘사된다.

가난하지만 불행하지는 않았던 단출한 가족은 엄마의 자살과 함께 무너지고, 술주정뱅이가 된 아빠는 도희의 보호자가 되어주지 못했다. 대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었을 때 도희는 아빠로부터 달아나 친구와 자취를 시작하지만, 세상으로부터 받은 상처들로 연약해져 있던 마음은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쉽게 움츠러들었고 결국 도희는 휴학계를 내고 자취방을 나온다.

오갈 데 없던 도희는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혜정동의 어느 거리, 낡은 빨간 풍차가 돌아가는 물랭루주를 찾는다. 그곳에서 도희는 윤과 김을 만나 차가웠던 세상으로부터 한 겹 울타리를 세우고, 꿈꾸는 법과 꿈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며 두 번째 날갯짓을 배워간다.



| 차례


반찬통에 담긴 골분

불편하고 미안한 너의 집

사라지고 마는 여자들

크리스마스 씰의 추억

진짜와 가짜

천하에 몹쓸 년

무서운 사람들

오해와 후회에 관하여

망상이라는 껍데기 속에

나를 바라보다



| 저자소개


최난영

대학과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했다. 『물랭루주에서 왔습니다』로 2022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스토리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단편소설 「울어요, 제발」로 제2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우수상, 「아버지 오신 날」로 제1회 여순 10.19 문학상 소설 부문 우수상, 「행운을 빌어요」로 고즈넉이엔티 메타버스 장르소설 공모전 단편소설 부문 선정, 「쿠오바디스」로 제6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에서 단편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출간 도서로는 장편소설 『카페 네버랜드』, 단편소설집 『메타버스 장르문학상 수상작품집2 : 행운을 빌어요』,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19』, 산문집 『블라블라블라』가 있다.



| 책속으로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전화했다고 하자 여자는 드레스 같은 것도 수선할 줄 아느냐고 물었다. 나는 만들 줄도 안다고 대답해버렸다. 이브닝드레스를 디자인해 전국 기능대회에서 일등 한 적 있노라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물론 고등학생 때였고, 혼자가 아닌 팀으로 출전했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여자는 그럼 좋네, 정말 좋아요, 하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 대답은 뽀드득, 마치 성에 낀 창을 닦아낼 때처럼 경쾌했다. 뽀드득, 시야가 트인 기분이랄까.

“혜정동 사랑은행 사거리 알아요? 우리 가게는 그 근방에 있어요.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옥상에 빨간 풍차가 보일 테니까.”

“풍차요?”

“응, 빨간 풍차요. 우리 가게 이름은 물랭루주.”

나는 물랭루주를 드레스 전문 업체쯤으로 생각했다. 디자이너들 밑에서 보조업무를 하거나 원단 시장에서 스와치를 떠오는 일, 마감 재봉 작업 같은 걸 하게 될 거라 생각했다. 어쨌든 경력에 도움도 되고 즐기면서 할 수 있으리라 여겼다.

그러는 동안에도 계속 갈빗집 사장의 말이 떠올라 의기소침해졌다. 그 걱정을 하느라 정작 시급이 얼마인지도 물어보질 못했다.

(43쪽)


전기매트는 윤이 의상을 갈아입으러 들어올 시간이 되면 미리 켜뒀다. 윤도 발이 따뜻하다며 좋아했다. 어느덧 십여 벌 넘게 드레스를 리폼했다. 나는 조금 여유로워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만큼 다른 일을 스스로 늘렸다.

윤은 이제 드레스를 고치는 일뿐만 아니라, 공연의 전반적인 것을 함께 의논했고 내게 맡겼다. 앱을 이용해 공연 음악을 믹싱하기도 했다. 물랭루주와 관련된 유튜브 채널과 SNS 계정도 관리했다. 윤의 헤어와 메이크업을 돕기도 했다.

김의 일도 도왔다. 김은 자기 일을 은근슬쩍 내게 미뤘다. 그래서 불쾌한 날도 있었으나 물랭루주를 위하는 일이라 여기며 함께했다.

물랭루주는 내 집이었다. 나는 이곳에 필요한 사람이 되어 오랫동안 남고 싶었다.

(99쪽)


아버지는 나를 보고도 못 본 척 지나쳤다. 보다 못한 사람들이, 왕제비, 하고 아버지를 불러 세웠다. 다 낡아빠진 집배원 가방을 어깨에 멘 아버지. 거의 일 년 만의 재회였다. 달라져도 너무 달라져 있었다. 검은 머리보다 흰머리가 더 많아졌고 한층 더 수척했다. 하지만 깔끔한 차림새였다. 정말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 듯 보였다.

아버지는 내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으로, 나를 불렀다. 곧 가방 속을 뒤적여 흰 봉투 하나를 내게 건넸다. 이웃들은 우리 부녀만 남겨두고 서둘러 사라져버렸다.

봉투에는 받는 사람도, 보내는 사람도,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심지어 빈 봉투였다. 그걸 마치 내게 온 우편물이라도 되는 듯 건네는 아버지. 그의 가방 안에는 미처 배달하지 못한 수백 장의 빈 봉투가 들어 있었다.

“집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 이만 가볼랍니다.”

나에게 꾸벅 인사를 건네고 아버지는 다시 자전거 위로 올랐다. 아버지의 등은 땀에 흥건히 젖어 있었다. 나는 급히 아버지의 팔을 붙잡으며 물었다.

“집에 가면 누가 있는데요?”

아버지는 나를 이상한 사람이라는 듯 바라봤다. 나는 한 번 더 물었다.

“기다려요? 누가요?”

“우리 딸이랑 마누라.”

(197쪽)



| 출판사 리뷰


한 사람의 삶을 지탱하는

반짝이는 ‘꿈’에 관하여


소설은 반짝이는 ‘꿈’을 가진 사람과 그 ‘꿈’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지탱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물랭루주 속 윤, 김, 도희는 어딘가 결핍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소한 존재들이다. 너무나 오래된, 더는 어찌할 수 없는 큰 공허함이 그들 안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그들과 윤을 구분 짓는 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어떤 곧고 반짝이는 ‘꿈’이다. 그건 단순히 향하고자 하는 목표를 넘어 윤에게는 지난한 현실을 견디고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게 해주는 힘이 된다. 윤에게 장사가 잘되지 않는 낡은 물랭루주와 온전치 못한 발목은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

마음속에 어떤 것도 품지 않은 사람은 곧잘 꺾이고 무너진다. 윤을 만나기 전 도희가 그랬고, 세 사람의 온전한 관계가 형성되기 전 김 또한 그랬다. 그래서 윤은 도희가 무슨 일이 있어도 드레스 만드는 일을 지속하길 원한다. 그것이 당장에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는 수단은 되어줄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꿈이 허황되고 분에 넘치는 것일 뿐이라 여기던 도희는 결국 꿈의 끝자락을 붙잡는다.


‘꿈을 갖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고독한 일인지 윤은 여태 모르는 것일까. 나는 윤이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 꿈으로 도피한다고 여겼다.’(213쪽)


도희는 윤에게서 꿈을 꾸는 것이 얼마나 거룩한 일인가 또 얼마나 어렵고 대단한 일인가를 배우면서 점차 자신의 꿈의 형태를 다듬어나간다. 이제 도희는 엄마를 위한 웨딩드레스를 만들겠다는 꿈을 마음에 품은 채 더욱 단단하고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나와 엄마, 아버지에 대한 추억들. 엄마의 드레스는 꼭 다시 만들어서 보여드리겠다고 쓸 것이다.’(238)


도희를 마주한 여러분들의 마음속에도 작은 꿈 하나가 반짝이게 되길 바란다.


바다 위를 걷는 기적처럼

서로의 바닥을 묵묵히 받쳐주는 존재들


배와 그물을 모두 버렸지만 지독한 현실의 무게 때문에 바다 위를 걸을 수 없었던 베드로와 달리, 뒤이어 나타난 ‘윤’은 바다에서 압생트를 한 모금 담아 모래를 섞어 마시더니 이내 바다 위를 자유롭게 걷는다. 그것은 베드로와 다르게 윤은 이제야 비로소 지독한 현실의 무게로부터 자유로워졌음을 의미한다. 프랑스, 꿈, 현실 그리고 뜻하지 않은 좌절에 붙잡혀 어지럽게 흩어져 있던 날들이 도희를 만나 비로소 완전해졌고, 이제 그녀는 어딘가에서 치맛단을 양손에 쥐고 그렇게 물 위를 훨훨 걸어 다니고 있을 것이다.

도희와 윤은 그렇게 서로의 바닥을 묵묵히 받쳐 기적을 일구어내는 존재들이다. ‘당당하게 자신의 손상된 부위를 내보였으며 그것으로 인해 절대 불완전해지지 않(p.62)’았던 윤의 모습을 보면서 도희도 자신의 결핍을 점차 받아들이고 의연하게 성장한다. 현실이 도희를 물 아래로 가라앉게 만드는 돌덩이가 아닌 물 위에 단단히 설 수 있도록 해주는 발판이 될 수 있었던 건 모두 윤이라는 울타리가 있어서 가능했다.

아마 윤도 꿈을 꾸었다면 분명 그곳에서 도희도 누구보다 자유롭게 물 위를 거닐고 있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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