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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14

[신간 소개] 낮은 곳으로부터 치닫는 전복의 서사 <하인학교> 출간


하인으로 들어가 주인이 된다

오직 일 등만 살아남는다



무규정 소설 브랜드 오르트북스(Oort Books)의 첫 소설


김이은 장편소설 『하인학교』



김이은 장편소설 『하인학교』(전 2권)




| 책 소개


전에 없던 상상력, 거대한 이야기의 힘

“상황을 장악하는 작가” 김이은 신작 장편소설

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의 울타리를 허무는 무규정 소설 브랜드 오르트북스(Oort Books)의 첫 소설 『하인학교』가 출간되었다.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뒤 “상황을 장악하는 작가”(문학평론가 김윤식)라는 평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이어온 김이은 작가의 신작이다. 끊임없이 소외된 이들의 현실을 바라보는 김이은 작가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고 단단해졌다. 부와 계급의 그늘을 조명하는 『하인학교』는 전에 없던 상상력과 거대한 이야기의 힘이 높은 밀도로 응집된 소설이다. 『하인학교』의 육중한 문을 여는 순간, 삶의 새로운 장이 시작될 것이다.


하인으로 들어가 주인이 된다

오직 일 등만 살아남는다

다난한 삶을 뒤로하고 남몰래 평범하게 살아가던 한서정의 삶은 한순간에 무너진다. 사기와 횡령 그리고 살인 혐의를 받게 된 것. 두려움에 휩싸인 그녀는 어릴 적 친구 이진욱의 조언대로 ‘하인학교’를 찾아간다.

고급 리조트 솔라즈를 외부와 구분 짓는 측백나무 숲 한구석, 지하에 숨겨진 하인학교는 재벌가의 저택이나 육성급 호텔처럼 화려하면서도 오래된 고시원처럼 음습한 곳이다. 하인학교 학생들의 목표는 하인으로 들어가 재벌가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는데…….

이곳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아, 일 등으로 졸업해야 한다. 그래야만 삶을 뒤집을 수 있으니까.



| 저자 소개


김이은

서울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에서 한문학을 공부했으며,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일리자로프의 가위」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마다가스카르 자살예방센터』, 『코끼리가 떴다』, 『어쩔까나』, 『산책』 등이 있고, 장편소설 『검은 바다의 노래』, 『11:59PM 밤의 시간』, 『열두 켤레의 여자』를 썼다.



| 책 속으로


하인학교. 일 등이 되어 졸업하면 어떤 과정으로 주인이 된다는 걸까. 만약 일 등이 되지 못하고 탈락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이곳에서 무사히 나갈 수 있을까. 나간다면 또 어디로 가야 하는가. 만약 교장의 말대로 학교에서 고난을 이겨내고 졸업을 하면 정말 과거의 나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건가. 이 괴상한 학교는 무엇으로 그것을 보장할 것인가.

한서정은 뒤척거렸다. 어둠이 소리를 집어삼킨 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세상 전체가 죽기라도 한 것 같았다. 그 고요가 먼 과거를 가까이 끌어당겼다. 자꾸만 기억이 떠올랐다. 어째서 사람은 고요하고 어두운 곳에 혼자 있게 되면 필연적으로 과거를 돌아보게 되는 걸까. 찰나의 순간순간이 장면처럼 머릿속을 스쳤다.

그 피. 붉고 선연하고 소름 끼치도록 맑은 피.

한서정은 김현수가 흘리던 피를 떠올렸다. 애써 피하려고 해도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

(1권 58~59쪽)


‘무엇이 됐든, 어떤 상황이든 한번 주어진 조건은 변경하지 못한다.’

이것이 하인학교의 방침이었다. 덧붙이자면 이런 의미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것을 뚫고 나가야 한다. 나중에 타깃에게도 내가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당신이 그것을 바꾸라고 말하겠는가. 모두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고 있으므로 누군가를 더 배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그로 인해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모두 학생 개개인이 책임져야 한다.

그러므로 방침대로라면 소시지가 상한 것은 어디까지나 한서정 개인의 상황일 뿐이었고, 한서정이 책임져야 할 일이었다.

어쩐지 이상했다. 누군가 계속해서 방해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 수업 시간에 임박해 신고 나가야 할 신발이 없어진다든지, 분명 새로 빨아 널어놓았는데 교복에 시꺼먼 물감이 쏟아져 있다든지, 꼭 필요한 수업 교재가 사라진다든지…….

누군가, 목적을 가지고 방해하는 것 같았다. 매우 주의 깊게, 제대로 훈련받지 못하도록.

(1권 257쪽)


“질문 하나만 더 할게요.”

이진욱이 바다에서 거둬들인 시선을 백도현에게 고정했다. 배 위는 호화로웠다. 색색의 불빛으로 달빛이 무색했고 향기로운 음악과 치솟듯 높은 웃음소리가 밤바다를 흔들어 깨웠다. 어쩐 일인지 백도현은 이 미친놈이 뭐라는 거야, 하고 쌩하니 뒤돌아 가지 못했다. 이진욱에게는 그런 힘이 있는 듯싶었다. 까닭 모르게 상대를 긴장하게 만드는 힘.

“신데렐라 이야기는 재투성이 소녀가 우여곡절 끝에 성으로 들어가 왕자와 결혼하며 끝나요.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죠. 구두를 잃어버리고 계속되는 불행과 고통 속에서 한숨 쉬어요. 왕자가 구두 주인을 찾으러 다니는 걸 알았을 때, 소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 구두가 더러운 재투성이에서 성안의 왕자비로 수직 상승 하는 단 한 장의 티켓이라는 것을 정말 몰랐을까요? 소녀는 알았어요. 결국 다시 구두를 손에 넣게 된 소녀는 성공적으로 안착한 왕자비 자리를 지키기 위해 무슨 일까지 서슴없이 했을까요? 유리 구두의 마법이 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에요.”

소녀는 깨지기 쉬운 유리 구두를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했을까. 이진욱의 물음에 백도현은 그가 그냥 동화 얘기나 하자고 접근한 것이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2권 48~49쪽)


“강준석은 타깃이야. 네가 딛고 오를 발판이지. 그런데 넌 마음을 쏟고 있잖니. 그것이 약점이 될 줄도 모르고. 내가 강준석을 무너뜨리면 어떻게 될까. 너의 마음은 무너지고 너의 미래도 망가지겠지. 발판이 없어지니까. 모든 것이 부서지는 거야. 그 이후에도 네가 살 수 있을까?”

한서정이 전금희를 노려보았다. 처음엔 전금희가 과거를 이기고 스스로를 극복하고 미래를 쟁취한 큰 사람으로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분명 그녀는 괴물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보면 무섭잖니. 그 노인네, 하인학교가 지금껏 모아온 정보와 힘을 손아귀에 틀어쥐고 끝까지 안 내놓을 작정이야. 그 전에 가져와야 해. 그게 뭔지 아니? 무소불위의 칼이야. 누구도 대적 못 할 힘이라고. 세상을 바꿔야 해.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 게 나의 사명이었어. 그러려면 더 큰 힘이 필요해.”

전금희는 어디까지 올라가기를 욕망하는 걸까. 목적지가 이 나라의 꼭대기라도 되는 걸까? 세상을 올바른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그것이 자기의 사명이라고? 그것이 욕망의 다른 이름은 아닌가? 그 욕망을 위해 전금희는 자기를 키워준 정이화를 제거하려 했다.

“선택해. 강준석의 운명이 네 손에 달렸어.”

(2권 205쪽)



| 출판사 리뷰


부와 계급의 그늘을 응시하는 비밀스런 시선

가장 낮은 곳으로부터 치닫는 전복의 서사

하인학교 입학생은 모두 빛을 잃은 존재다. 집안이 풍비박산되어 도피 생활을 하다 남은 가족을 모조리 잃고, 사탄 같은 아비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자라 그 아비를 죽이고, 평생을 함께하자고 약속한 이에게 배신당해 복수의 칼날을 품고, 재난으로 부모를 잃고 얻은 상처를 또 누군가에게 난도질당한 이들이다. 행복도, 영광도, 희망도 남지 않았기에 이들은 하인학교에 당도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비로소 빛이 닿는 미래를 꿈꾼다.

“스스로에게서 예상치 못한 것을 상상해봐. 미래는 아직 비어 있으니까.”(1권 55쪽)

이들의 목표는 재벌이다. ‘신데렐라 프로젝트’가 왕자의 품에 다소곳이 들어가 평안을 취하는 일이라면, 하인학교의 방식은 왕자의 삶을 잠식해 왕좌를 거머쥐는 일이다. 평생을 하인처럼 살아온 하인학교 학생들은 재벌가에 하인으로 들어가 주인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실력을 기른다. 한 줄기의 자연광도 닿지 않는 그늘진 지하에서, 누구도 쳐다보지 못할 만큼 밝고 높은 곳까지 올라서기 위해 분투한다. 이들은 곧 가장 낮은 바닥까지 떨어진 이들만이 나락을 발판 삼아 가장 높은 곳까지 도약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만약 일 등이 되지 못하고 탈락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이곳에서 무사히 나갈 수 있을까.”(1권 58쪽)

하지만 삶을 전복할 기회를 얻는 건 단 한 명의 졸업생뿐. 졸업생에게 하인학교는 눈부신 세상으로 향하는 문이지만 남은 학생들에게 하인학교는 그나마 딛고 서 있던 허름한 발판마저 앗아가는 지옥의 어귀다. 교과과정 중 탈락한 학생들은 고요히 사라질 뿐이다.

교과과정이 끝나면 하인학교는 졸업생이 타깃에게 접근해 재벌가의 주인이 되는 모든 과정에 개입한다. 졸업생이 처절한 훈련으로 얻은 것들을 바탕으로 정상에 올라설 수 있도록 전방위로 조력한다. 부를 기준으로 세워진 계급의 벽을 부수어내는 프로젝트가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다.


몰아닥치는 거센 욕망의 풍랑

문을 열어 부딪히며 나아가는 일

하인학교에 입학한 한서정은 육중한 문을 연속해서 맞닥뜨린다. 너머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문 앞에 자꾸만 놓인다. 선택지는 세 가지. 문을 열고 나아가거나, 열지 않고 돌아서거나, 무엇도 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문 앞에 서 있거나. 그럴 때마다 한서정은 아버지가 남긴 말을 떠올리며 그에게 대답하듯 나아가는 선택을 한다.

“풍랑이 몰려와서 산만큼 큰 파도가 닥치면 피하면 안 돼. 뱃머리를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나아가야 해. 그래야 배가 안 넘어져.”(1권 112쪽)

그렇게 여러 겹의 문을 열고 나아가며 한서정은 풍랑에 휩쓸리듯 크게 변한다. 안으로부터 시작된 변화는 점차 바깥으로 분출된다. 모든 걸 찌를 듯 날카로워진 생존본능이 걷잡을 수 없는 욕망으로 자라난다. 혼돈에 빠진 한서정은 졸업생 전금희를 바라본다. 하인학교의 자랑인 전금희는 재벌가에 파고들어 최고의 위치에 올라선, 한서정의 미래다.

“전금희는 스스로 괴물이 되어간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한번 이 길로 들어선 이상 다시는 유턴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알았다.”(2권 88쪽)

계급의 벽을 부수고, 그 안쪽으로 들어서려는 이들의 삶은 어떤 모양일까. 부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한서정은 날카롭게 찌르는 질문들을 곱씹되,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 부딪치며 나아가는 배만이 항해를 멈추지 않을 수 있으니까. 표류하지 않으려면 종착지가 어딘지 모르더라도 나아가야만 하니까. 『하인학교』는 끝없이 나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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